“한반도에 핵 있으면 남북통일 지연될 것” 訪獨 MB, 北에 비핵화 촉구

입력 2011-05-09 18:12

이명박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유럽 3개국 순방의 첫 방문지인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에 핵이 있다는 것은 통일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북한의 비핵화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베를린 시내 도린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핵무기를 가지고 통일이 됐을 때 이웃나라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과, 금융위기 극복 등을 열거한 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남북문제”라며 “어려운 점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래도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독일 수상은 1989년 1월 ‘베를린 장벽은 50년은 더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10개월 후에 무너졌다”며 “남북통일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북한이 언제든지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나오면 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일은 어떤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이뤄져야 하고), 결과적으로 민족을 부흥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며 “계산을 따질 일이 아니다. 더 큰 원대한 번영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천안함 폭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우리는 북한에 대해 반드시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잘못을 인정해야 똑같은 잘못을 안 한다”며 북측 사과가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임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란덴부르크 문과 베를린 시청을 방문했으며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교역 확대, 녹색성장·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국가 중 우리나라 최대 교역 파트너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양국 교역 및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품 소재,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에서 협력 관계를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베를린=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