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아들 살해범 잡은 美 83세 아버지의 집념

입력 2011-05-09 19:20


아버지의 집념이 41년 만에 아들의 살해범을 잡게 했다.

1969년 9월 2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얼의 한 공터에서 15세 소년의 시신이 비에 젖은 채 발견됐다. 근처에 살던 조니 매케이브였다. 시신은 손발이 묶인 채 눈과 입이 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살해된 것이 분명했다. 테이프에서 범인의 지문이 나왔지만 경찰은 지문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간은 흘러 사건은 잊혀졌다. 끈질기게 범인을 추적하던 형사도 200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조니의 아버지 윌리엄 매케이브(83)는 범인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이 시신으로 발견된 다음 날부터 아들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했다. 사건과 관련된 것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단서라도 적었다. 조니의 걸음마, 옹알이에 관한 기억까지 기록했다.

경찰에 기록을 넘긴 아버지는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 경찰서로 전화를 했다. 수사에 진전이 있느냐고 물었다. 경찰이 조니 사건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로얼 경찰은 드디어 지난달 범인을 붙잡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당시 10대이던 월터 쉘리(60) 등 3명이었다. 범행 동기는 조니가 쉘리의 여자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보고 본때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셋 다 조니의 장례식 전야 모임에 참석해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