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왔다고? 한반도 자생식물!… 한국식품연구원 “2300년전 中 고서 등에 기록”

입력 2011-05-09 18:44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고추가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있었던 자생식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식품부는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 연구팀이 고추 유래를 규명한 ‘고추 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권 박사는 이 책에서 200권이 넘는 옛 문헌을 고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추의 일본 전래설이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권 박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원래 고추가 없었다. 일본의 ‘대화본토’ ‘물류칭호’ 등 책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에서 ‘고려호초’라고 불리는 고추를 들여왔다는 기록이 있다. 권 박사는 “2300년 전에 쓰인 중국의 고서 ‘시경’에 이미 김치에 대한 기록이 있고, 서기 400년쯤 기록에는 고추장을 의미하는 ‘초장’에 대한 문헌이 있다. 고추가 한반도에 자생했던 식물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고추 품종이 있는데 한국 고추는 만주 키르기스스탄 네이멍구 헝가리 등 지역에서 자라는 것과 같은 품종”이라며 “태국 인도네시아의 ‘만초’, 티베트 인도의 ‘번초’, 아프리카나 중남미 고추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고추의 일본 전래설을 바탕으로 김치 역사가 100년밖에 안 된다거나 고추장은 원래 후추로 만들었는데 나중에 고추장이 됐다, 고추는 일본말 고쇼에서 왔다는 등의 주장은 모두 허황된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