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역지사지

입력 2011-05-09 18:00


에베소서 4장 32절

이 시대는 도무지 남의 입장과 취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편에서만 판단하고 극단적 이기주의에 갇혀서 답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보행자일 때는 운전자가 무질서해 보입니다. 그러나 내가 운전자일 때는 보행자가 무질서해 보입니다.

필자가 평소에 알고 있는 장로 한 분에게 “목사와 장로가 다투면 누가 잘못이 많은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목사가 잘못이 많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에 그분이 뒤늦게 신학대학원을 나와서 목사가 된 뒤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분은 “장로가 잘못했다”고 대답을 하기에 “전에는 목사가 잘못한다고 했는데 왜 달라졌느냐”고 했더니 “아, 그때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대답을 했었다”며 “지금 대답이 정답”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느냐에 따라 판단하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 여당과 야당, 선생과 학생, 목사와 교인, 상인과 고객, 정부와 국민, 이렇게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하면 오늘처럼 갈등이 극심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것이 부드럽게 풀릴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모든 면에서 성숙해져야 합니다. 성숙이란 중심이 이동되는 것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의 성경 말씀처럼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사회든 교계든 산산이 깨어지고 분열하여 너무나도 크나큰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만 옳고 나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상대를 인정해주지 않는 한 연합과 일치는 요원한 것입니다.

이런 공식이 있습니다. ‘5-3=2’ ‘2+2=4’ 무슨 뜻일까요? 어떤 오해라도 세 번만 깊게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고, 이해하고 또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는다 했습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이들이 왜 이토록 많습니까? 이혼은 줄이려면 결혼할 때는 두 눈을 뜨고, 하지만 결혼 후에는 한 쪽 눈을 감아야 합니다. 장점만 봐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세계가 아름답지만 인간들이 서로 사랑으로 연합하여 사이좋게 살아가는 모습만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극단적이고 독선적으로 달려 왔습니다. 지나친 흑백논리에 갇혀 살았습니다. 더불어 사이좋게 융합하고 통합하여 살아가는 데 너무나 미숙했습니다.

공동체 의식을 갖고 행복하게 살면 하나님께서도 흐뭇하게 미소 지으시며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극단은 위험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우익이든 좌익이든 어느 편에서나 장단점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은 완벽하게 흠도 티도 없이 사셨으나 우리들에게는 관대하게 한없는 긍휼과 자비로 용서해 주시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과오에는 너무도 관대하면서도 타인의 과오에 대하여는 냉혹할 정도로 비판과 공격을 일삼아 왔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지적하기 전에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먼저 빼내고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빼주라고 말입니다. 우리 국민은 너무나 편 가르기를 하며 살아 왔습니다. 하나님도 한 분, 주님도 한 분, 교회도 하나라고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 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연합하고 통합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방을 포용해야 합니다. 상대를 높이고 존경하는 풍토를 만듭시다. 하나님도 기뻐하시고 우리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살아봅시다.

심재선 목사 남양주 희락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