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종교충돌 190명 군사법정 회부
입력 2011-05-09 00:32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 이후 이집트 내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종교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집트군 최고위원회는 수도 카이로 외곽 임바바에서 벌어진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인 간 유혈 사태와 관련해 체포된 190명을 군사법정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슬람 내 극보수 정파인 살라피 무슬림 수백명은 7일 이슬람으로 개종한 여성이 억류돼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세인트 민나 교회로 몰려가 콥트 교인들과 충돌했다. 콥트교는 이집트 기독교의 일파다. 현지 국영 TV는 양측이 총을 쏘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극렬하게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12명이 숨지고 23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에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는 이날 예정됐던 걸프 지역 방문을 연기하고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했다. 당국은 두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고 통합을 저해하는 자들을 ‘악과 어둠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일단 유혈 사태가 벌어진 임바바 지역을 봉쇄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월에도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인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져 10여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치는 등 종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집트 내 콥트 기독교인 수는 전체 인구 중 10%를 차지하며, 이들은 무슬림에 비해 사회·경제적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