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두 핵심 행보…이재오 침묵·자숙 특임장관직에 충실, 이상득 “親李 몰락? 심각하게 생각 안해”
입력 2011-05-08 22:22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이 굳게 입을 다물었다.
4·27 재보선 참패에 이은 한나라당의 비주류 원내대표 탄생이 그만큼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휴일인 8일 여의도와는 거리를 둔 채 서울 은평구를 돌아다니며 지역구 활동에 주력했다.
한 측근은 “당분간 야당과의 소통 등 특임장관직에 충실하면서 정국의 흐름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새로 일을 맡은 사람들이 당 쇄신과 개혁 작업을 하는 데 협조를 아끼지 않되, 당분간 당무에는 침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지난 6일 자신의 계파인 안경률 의원이 패한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힌 바 있다. 경선 결과가 ‘더 이상 당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여의도 행보를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기존에 예정돼 있던 특강을 하며 특임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계파 모임 등 여당 의원들과의 모임도 가급적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소나기를 피하고 때를 기다리다 보면 한나라당에서 ‘이재오 역할론’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이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7일 밝혔다.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남미 볼리비아와 페루를 방문하는 이 의원은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놓고 ‘친이명박계의 몰락’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동감하지 않는다”며 “친이·친박과 관계없이 후보에 대해 선택한 것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근 “대통령이 정치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 의원은 “통치행위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박 원내대표의 말이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