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 경선 ‘쇄신풍’ 변수 촉각
입력 2011-05-08 19:04
오는 13일 치러지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강봉균 김진표 유선호 의원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 경선 전 마지막 주말인 7일과 8일 세 후보는 동료 의원을 찾아 새벽 5시부터 밤늦도록 전국을 돌아다녔다. 강 의원은 경기도와 충북에서, 김 의원은 호남과 강원·제주에서, 유 의원은 경기·강원과 호남 등에서 각각 주말을 보냈다. 이들은 하루 발품을 팔아 적으면 2∼3명, 많으면 10여명의 의원을 만났다.
세 후보는 특히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불어닥친 ‘쇄신 바람’이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오를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보수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강 의원 측은 여당발 쇄신풍에 대해 “4·27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과 승리한 민주당은 다르다”며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통인 강 의원은 “내년 총선은 정책대결이 최대 승부처”라며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으로 승부해야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김 의원과 유 의원은 여당의 쇄신바람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김 의원 측은 “경기도 분당을 선거에서 느낀 위기감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총선의 수도권 승리와 유권자의 변화 욕구를 생각해 경기도 출신 원내대표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경기·인천에 강원과 충청까지 합치면 39석으로, 이 지역들은 수도권 원내대표를 원한다는 설명이다.
야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유 의원은 여당의 쇄신바람에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사태가 맞물리면서 ‘분위기를 탔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 의원 측은 “여당이 중도적 성향의 원내대표를 선택한 만큼 야당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며 “FTA 문제는 야권연대의 중요한 고리이고, 나는 야권의 FTA 연대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분당 승리로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은 손학규 대표는 향후 벌어질 논란을 의식해 ‘중립’을 선언했다. 측근 의원들도 최근 손 대표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한편, 곧 임기를 마치는 박지원 원내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모든 것을 바쳐 정권교체를 위해 한번 일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차기 당 대표 도전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