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값 하루새 12.16% 폭락… 배럴당 100.48달러 거래
입력 2011-05-08 18:43
우리나라 기름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의 국제 현물가격이 폭락했다. 하락폭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에 비해 훨씬 컸다. 이에 따라 상승추세인 국내 기름값도 떨어질지 주목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일보다 배럴당 13.92달러 떨어진 100.48달러를 기록했다. 하락폭은 12.16%나 됐다. 5월 들어 두바이유 거래 가격이 하루 1∼3달러씩 하락세였던 데 비해 이례적이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2월 21일 100.36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한 뒤 지난달 28일에는 119.23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폭락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보통휘발유(옥탄가 92) 가격은 지난 3일 배럴당 135.35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다 6일 배럴당 12.96달러(9.74%) 내린 120.02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5일(현지시간) 배럴당 99.80으로 전날보다 9.44달러(8.6%) 폭락한 뒤 6일에도 2.62달러(2.62%)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5월 들어 소폭 약세를 나타내던 국제유가가 갑자기 폭락세를 보인 것은 추가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기세력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동 불안에 따른 석유시장 리스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중동 정세가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석유공급 차질까지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의 고용사정 악화와 유럽의 경기침체 조짐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됐을 뿐, 장기적으론 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국제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잠시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이 주유소 기름값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다소 시차가 불가피하다. 정유사에서 일선 주유소에 조정된 가격으로 공급하면 주유소는 1∼2주일 뒤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유가에 시달려온 소비자들의 인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주유소들은 시차 적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