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서울 강동署 워크숍 음담패설 논란

입력 2011-05-08 21:49

서울 강동경찰서 수사과 소속 경찰관들이 직원 워크숍에 외부 여성들을 동원하고, 여경들이 있는 곳에서 음담패설 등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감찰 조사를 마무리한 경찰청은 이번 일을 기강문란 행위로 보고 김모 강동서 수사과장을 대기발령했으며 성희롱 발언을 한 직원 2∼3명을 징계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청과 강동서 관계자에 따르면 강동서 수사과 직원들은 지난달 30일 충남 계룡산에서 야유회 성격의 직원 워크숍을 가졌다. 전체 수사과 직원 60여명 중 당직근무자와 휴가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참석했다. 수사과 여직원은 10명 안팎이며 워크숍에는 6∼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은 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1인당 1만∼2만원을 워크숍 경비로 냈다.

워크숍에 참석한 수사과 직원들은 계룡산을 올랐고 하산한 뒤 회식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강동서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 등을 마셨는데, 몇몇 직원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많이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워크숍에는 일부 직원이 데려온 외부 여성 4명도 참석했다. 특히 술에 취한 일부 남성 직원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큰 소리로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등의 음담패설을 주고받았다. 다른 강동서 관계자는 “이들은 외부 여성들과 여경 6∼7명이 있는 상황에서 음담패설을 반복했다”면서 “일부 여경이 여성 비하적 발언을 상당히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익명으로 이 사건에 대한 진정을 받고 감찰 조사를 시작해 지난 7일 마무리했다. 경찰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외부 여성들은 유흥업소 직원이 아닌 경찰 협력 민간단체 위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어느 민간단체인지, 이들이 왜 수사과 워크숍에 참가하게 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경찰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수사과와 아무 관계 없는 외부 민간단체 여성이 워크숍에 참가하게 된 경위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성희롱 발언에 적극 가담한 직원은 징계하고 이를 방관한 나머지 직원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또 강동서 직원들이 워크숍 경비를 ‘스폰서’로부터 지원받았는지도 추가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강동서 관계자는 “최근 수사 실적 호조로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