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씽씽’ 동급 경쟁차 ‘헉헉’
입력 2011-05-08 22:06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HG)의 돌풍이 거세다. 준대형차로는 처음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고, 동급은 물론 중·대형 차량 시장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성능 등으로 신형 그랜저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4월 승용차 내수시장에서 신형 그랜저가 1만989대 판매돼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고 밝혔다. 내수 1위를 다투던 현대차 준중형 아반떼(MD)와 기아차의 경차 신형 모닝(TA)을 제치고 준대형으로는 처음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신형 그랜저는 갓 출시된 1월 6026대가 팔렸고 2월 1만1489대, 3월엔 1만827대가 팔리는 등 3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측은 고성능 2.4ℓ와 3.0ℓ 직분사(GDI) 엔진이 적용된 신형 그랜저에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되는 등 첨단 사양이 적용된 점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신형 그랜저에는 동급 최초로 9개 에어백과 후방충격 저감시트도 장착돼 안전성도 강화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출고대기 물량만 2만대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동급 경쟁차인 기아차 K7과 한국지엠의 알페온은 직격탄을 맞았다. 기아차 최초 준대형차 K7은 4월 판매량이 3월보다 15% 감소한 2649대, 알페온은 22.9%나 줄어든 1005대에 그쳤다. 국내 중형 및 대형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쏘나타(YF)와 기아차 K5는 4월 판매량이 각각 전월 대비 8.7%, 6.1% 감소했으며 르노삼성차 SM5도 5.7% 줄었다. 대형인 현대차 제네시스 역시 4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9.6% 줄었다.
신형 그랜저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일본 수입차들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올 1월 국내에서 216대가 팔린 렉서스 ES350의 경우 4월 판매량이 31대로 급감했으며, 신형 그랜저와 같은 시기에 출시된 인피니티 G25는 1월 87대에서 4월에는 36대로 판매량이 떨어졌다.
신형 그랜저는 또한 1∼4월 누적 판매 3만9331대로 아반떼(4만2349대)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첫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에도 도전할 태세다. 구형(TG)까지 합쳐 1∼4월 그랜저 판매량은 총 4만741대다. 업계 관계자는 “5세대 모델로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강화된 성능과 누적돼온 대기수요를 흡수하면서 준대형 내수시장에서는 한동안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