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 음반 ‘28’ 낸 ‘옥상 달빛’… 솔직 담백한 청춘은 어쿠스틱 선율을 타고

입력 2011-05-08 18:02


‘옥상달빛’은 청춘의 순간을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실어 노래하는 여성 듀오다. 두 명으로 구성됐다는 점, 인디 음악계에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온 이력과 솔직 담백한 노랫말 때문에 요즘 각광받는 2인조 인디 밴드 ‘10㎝(십센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들이 최근 발매한 첫 정규 음반 ‘28’은 연초 십센치의 앨범이 그랬듯 초도 5000장이 금방 매진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옥상달빛’의 멤버 김윤주(27)와 박세진(27)은 “또래 친구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유행을 좇아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억지로 만들거나, 자신들의 나이엔 알 수 없는 슬픔이나 기쁨을 과장해 노래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김윤주는 “30대가 되면 30대가 부를 만한 노래, 40대가 되면 40대가 공감하는 음악을 하겠다”고 했다. 박세진도 “순간에 충실한 노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음반에 실린 곡들엔 20대의 감성이 충실하게 녹아 있다. 대표적인 노래가 타이틀곡인 ‘없는게 메리트’. ‘없는 게 메리트라네 난/있는 게 젊음이라네 난’이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이 곡을 통해 ‘옥상달빛’은 자기 자신과 또래 친구들을 격려한다.

“정말 맨손으로 시작했어요. 아이돌 그룹처럼 기획사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었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뭘 해도 손해 볼 게 없는 셈인데 그런 마음을 노래한 곡이죠.”(박세진)

김윤주와 박세진은 같은 학교(동아방송예술대)를 졸업한 친구 사이다. 2007년 3월 처음 만났고, 이듬해 12월 홍대의 한 클럽에서 첫 공연을 한 뒤 지난해 1월 미니앨범 ‘옥탑라됴’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 실린 곡 중 일부는 MBC 드라마 ‘파스타’에 쓰였고, 서서히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KBS 2FM(89.1㎒)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등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입담을 뽐냈다. 다음달 3∼5일 서울 동숭동 컬쳐스페이스 앤유에서 첫 단독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인터뷰 내내 이들은 기다렸던 첫 앨범이 발매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윤주는 “모든 노래에 애착이 간다. 앨범에 실린 노래를 계속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고 했다. 그는 “유희열 선배님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칭찬해줘서 고마웠다”며 “윤상 선배님을 진짜 좋아했는데 ‘1집 노래들 좋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줘서 손을 떨면서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세진은 “명반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우리 나름대로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