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윤증현 장관 “위기 조기극복 보람… 물가는 아쉬워”
입력 2011-05-08 18:04
“당장 하루 24시간 푹 자고 싶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해준 인사권자에게 감사하다.”
2년3개월간 한국경제호를 이끌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경제사령탑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경제수장을 맡아 다른 어느 나라보다 위기에서 가장 빨리 탈출해 지난해 6.2% 성장을 이룰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윤 장관도 이날 “위기를 조기 극복한 것에 대해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감독위원장·금융감독원장을 겸임하던 노무현 정부 당시 저축은행 부실을 확대시킨 ‘8·8클럽’ 제도를 도입하고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 감독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올 들어 물가가 4개월 연속 4%를 넘어 고공행진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운영 정상화에 실기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장관은 “지금 물가 상황은 상당히 어렵다. 물가를 완전히 (안정)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공직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마지막 아니겠느냐”며 “공직에서 새로운 과제를 맡을 때마다 항상 ‘올라갈 때는 내려올 때를 생각해야 한다’고 봤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시구가 있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해준 인사권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1998년 재정경제부 출범 이후 윤 장관은 최장수 재정부 장관이다.
이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