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개각] 실무형 인사 전진배치… 지역·성별 '안배' 핵심

입력 2011-05-07 09:35


이명박 대통령의 5·6 개각의 핵심은 ‘안배’다.

이 대통령은 우선 ‘경제 총사령관’ 격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을 발탁함으로써 경제정책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박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그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5~6명의 경제관료 출신들이 거론됐으나 이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읽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그를 낙점했다.

대신 나머지 4개 부처는 여성, 이공계, 장애인 등을 배치함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지역별로도 경남(박재완) 충북(서규용) 강원(유영숙) 울산(이채필) 경북(권도엽)이 골고루 안배됐다. 또 현직 차관(이채필)을 발탁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사기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출신 학교도 서울대 2명, 고려대 1명, 이회여대 1명, 영남대 1명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원만하고 무난한 인사”라며 “지역별, 직업별, 성별로 골고루 안배했다. 특별한 문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의 콘셉트를 ‘일 중심 내각’으로 밝히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브리핑에서 “새 내각은 그야말로 일 중심 내각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평소 “나는 임기 말까지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우리 정부는 임기 말까지 열심히 일하는 정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해 왔다.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단행된 개각에서 정치인과 명망가 대신 테크노크라트들을 중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정치적 공세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인선 과정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도 상당히 신경썼다고 한다. 임 실장은 “이번에 내정된 5명은 특별히 검증할 만한 사항이 없을 정도로 문제되는 분이 전혀 없었다”고 자신했다. ‘5·6 개각’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내각에 들어온 ‘장수 장관’들은 모두 교체됐다.

개각은 마무리됐으나 청와대 개편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임 실장을 비롯한 현 청와대 참모들은 5명의 장관 내정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는 유임이 확실하다. 인사청문회가 끝나더라도 청와대 개편을 서둘 이유는 별로 없다는 게 여권 내부의 기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의 지도체제 개편이 마무리돼야 청와대 개편의 방향이 나오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재보선에 패배했다고 청와대 참모들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6~7월로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이후로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