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알카에다, 9·11 10주년 맞아 열차테러 모의했다

입력 2011-05-07 01:06

이번엔 열차다. 알카에다가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기차테러를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개월 전부터 10주년 테러 준비=AP통신 등은 미국 정보당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확보한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한 결과 테러 준비계획이 발견됐다고 6일 보도했다.

열차테러 계획은 지난해 2월 구상됐다. 철로를 조작, 기차를 계곡이나 다리 위에서 탈선시켜 추락시키는 방법 등이 검토됐다. 계획 입안자는 “레일 이상으로 인한 탈선은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 이 계획은 최초 한 번만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써놓기도 했다. 미 당국 관계자는 “테러 모의 증거는 드러났지만 이 계획이 최종단계에 이른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철도 관련 기관에 테러 경고문을 보냈다. 국토안보부 매튜 챈들러 대변인은 “이 계획이 진전됐다는 정보가 없어 테러 경보를 발령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공공장소의 보안 강화 등 예방조치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테러 계획서가 빈 라덴 은신처에 있었다는 점은 빈 라덴이 테러 계획을 최종 승인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보당국은 열차테러 계획 외에도 다양한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군부, 미국에 경고=이번 미군의 작전을 두고 파키스탄 군부의 불만이 표출됐다. 아쉬파크 파르베즈 카야니 파키스탄 참모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작전처럼 은밀한 작전이 또 벌어지면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카야니 총장은 또 “파키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키스탄에는 미군 275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일부는 파키스탄군의 훈련을 돕고 있다. 파키스탄 군부 메시지에는 대미 경고 외에 파키스탄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6일 파키스탄에서 미국 무인기의 공습이 재개됐다. 빈 라덴 사살 이후 첫 무인기 공습이다.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 무인기 2대가 북서부 북와지리스탄주의 가옥에 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무장단체 세력 2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와지리스탄주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성지로 알려진 지역이다. 파키스탄에선 올해 들어 총 26차례의 미국 무인기 공습으로 180명 이상 사망했다. 이번 공습이 양국 간 관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