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미 FTA 반드시 저지”

입력 2011-05-06 18:03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이 6월 국회에서 다뤄질 한·미 FTA의 비준 저지를 외치고 나섰다. 당내 주류·비주류 간 노선갈등, 야권연대 균열에 이어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마저 훼손되자, 내부 단결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에서 “충분한 검토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통과되고 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스스로 분열해서는 안 된다”며 “한·미 FTA는 한·EU FTA와 전혀 다른 사안이고, 미국 쇠고기 완전개방이라는 무거운 짐이 우리 앞에 있다”고 밝혔다.

한·EU FTA 처리에 앞장섰던 박지원 원내대표도 “반드시 (한·미 FTA를)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EU FTA 처리에 반대했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또 다시 우왕좌왕한다면 민주당의 장래는 없다”고 강조했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무능한 이 정권이 전 정권 때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춘 한·미 FTA를 재협상해 망쳤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4·27 재·보궐선거 정책연합 합의를 파기했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은 민주당 스스로 지킨다”며 “연대파기 등 압박 발언은 그 자체로 연대연합정신과 상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체성 및 노선을 둘러싼 내홍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 많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