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갤러리, 플라토로 이름 바꾸고 재개관… 실험적 미술의 어제·오늘·내일을 만난다
입력 2011-05-06 18:03
1999년 5월 세계 여덟 번째 로댕 전문 갤러리를 표방하며 개관한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가 플라토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 5일 재개관했다. 삼성 특검 여파로 2008년 5월 사진작가 김아타 전시 이후 문을 닫은 지 3년 만이다.
관람객들은 낯선 이름에 대해 다소 어색해하는 분위기다. 로댕은 귀에 익었지만, 플라톤으로 착각하기 쉬운 플라토는 잘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플라토(PLATEAU)는 고원(高原)이나 퇴적층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로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공간이 로댕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받았던 점과 재개관과 함께 면모를 일신한다는 점을 두루 고려해 지은 이름이다.
홍라영 총괄부관장은 “과거·현재·미래의 미술적 실험들이 한 곳에서 만나 퇴적층을 쌓고 예술적 고지가 되고자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7월 10일까지 열리는 플라토의 첫 전시는 옛 로댕갤러리 공간을 현대미술작가 14명이 재해석하는 ‘스페이스 스터디(Space Study)’. 로댕의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위로 김수자의 384개 연등 작품이 설치되고, 로댕갤러리 개관 당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와 관련된 숫자를 위키피디아를 통해 찾아내 벽면에 적은 사사의 작품이 들어섰다.
또 플라토의 특정 공간을 찍은 사진작가 김도균, 물 위를 걷는 꿈 등을 설치작업으로 구현한 안규철, 미술관의 전형인 화이트 규브를 재해석한 정소영 등이 참여했다.
이 밖에 김무준 이불 박준범 구동희 김인숙 노재운 장성은 김민애 정재호 등이 전시장의 역사와 장소성을 탐색한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낯설다.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1577-7595).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