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복음화’ 대 잇는 파워 리더들… 한국교회 단기선교 위한 지원 나서

입력 2011-05-06 18:08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한국 선교사 딸인 전소연씨는 지금 남편 존 톰슨과 함께 네팔 선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살았던 경험은 네팔 사역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씨는 영어와 나이지리아어에 능통하다. 미국에서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는 장영찬씨는 곧 인도 선교사로 떠난다. 방글라데시 선교사의 자녀인 그는 영어와 방글라데시어, 인도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한국 선교사 가족의 일원으로만 여겨왔던 선교사 자녀(MK·Missionary Kids)들이 부모 뒤를 이어 속속 2세 선교사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영어와 현지어에 능통하고, 전문 분야가 있으며, 국제적 네트워킹을 활용해 선교의 전문성을 추구하고 있다.

2009년 창립된 세계선교사자녀협회(WMK)는 대표적 MK 협의체로 ‘MK에 의한 MK를 위한 사역’을 모토로 하고 있다. 6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WMK는 전 세계에 파송된 선교사들의 성인 자녀 모임이다. MK들이 선교사가 되거나 세계적인 리더로 자라도록 돕고 있다.

5일 만난 WMK 강은혜(31·독일쉴러국제대 경영학 교환교수) 대표는 “성인 MK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해 콘퍼런스를 열고 단기선교 등에 참여하고 있다”며 “MK들은 한국 교회로부터 받은 사랑과 하나님 은혜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WMK는 한인세계선교협의회와 협력해 선교 집회인 ‘시카고 콘퍼런스’(2008) ‘유럽 콘퍼런스’(2009) 등을 열어 MK들로 하여금 선교의 대를 잇는 데 도움을 줬다. 다양한 캠프와 선교 참여를 통해 MK들에게 나름대로의 선교 마인드를 갖도록 하고 있다.

강 대표는 현재 케냐에서 활동하는 강인중 선교사의 장녀로, 4세 때 한국을 떠나 케냐에서 15년을 살았다. 현지인과 똑같이 초등학생 때부터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고 생활했고 얼굴 화장도 21세 때 처음 해봤다. 스와힐리어와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하다. 그는 “MK는 각 나라의 문화 속에서 현지인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며 “우리의 경험을 한국 교회와 나눠 선교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MK들은 대개 부모 세대에 비해 언어 능력과 국제감각이 훨씬 뛰어나다. 국제 선교단체와 긴밀히 연계하는 네트워킹 기술도 뛰어나 폭넓은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다. MK들 사이에서는 이를 ‘연합의 영성’이라 부른다. 이들 가운데 뉴욕 월스트리트나 워싱턴 등지에서 일하는 경제·정치 전문가, 대학교수 등도 많아 전문인 선교까지 가능하다.

전 세계에 흩어진 MK는 대략 1만5000명 규모. 하지만 그들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 미미했다. 강 대표는 “MK들은 자신을 불쌍히 보거나 어린 아이 취급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많은 선교사 자녀들이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WMK는 한국 교회 단기선교를 위한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전통에 익숙한 MK들이 단기선교 준비 단계부터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오는 7월부터는 ‘아프리카 MK 캠프’와 ‘유럽 MK를 위한 콘퍼런스’를 열어 그들의 선교 열정도 키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