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부천 참빛교회 김윤하 목사] “건강한 교회 성도는 세상에 파송된 선교사”

입력 2011-05-06 17:41


“건강한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선택사항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존재 이유입니다. 주일날 예배를 잘 드린 성도들이라면 교회 밖에서는 선교사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도는 세상에 파송된 선교사입니다.”

경기도 부천시 상동 참빛교회 김윤하(60) 목사의 철학은 명료했다. “건강한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이고 선교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른바 ‘선교적 교회론’을 주장하는 김 목사는 예장 고신 소속 목회자다. 이 교회를 담임한 지는 17년째. 그동안 성장보다 건강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최근 교회에서 만난 그는 “봄바람 같은 목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름바람처럼 뜨거운 목회자가 있고, 가을바람처럼 시원케 하는 목회자가 있습니다. 또 겨울바람처럼 냉철한 목회자가 있는데, 저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감싸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어요.”

봄바람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김 목사는 “나를 훈련시키며 만들어갔다”고 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 번의 패러다임 전환이 있었다.

첫째는 큰 교회 대신 건강함에 초점을 맞추고 목회를 해온 것이고, 둘째는 프로그램보다 말씀과 기도 등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김 목사는 하루 8시간 이상 책상에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책상에서 성경을 수없이 읽었고 교회와 성도를 위해 두 손을 모았다. 지금도 ‘하루 8시간 룰’을 지킨다고 했다. 책도 쌓아놓고 공부했다. 목회자는 공부하는 사람이다. 신학자 칼뱅 선생도 결국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었던가. 셋째는 선교와 관련된 책을 보다가 무릎을 쳤다. 선교야말로 교회가 존재하는 절대적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됐던 것이다.

“선교적 공동체를 지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교 관련 책들을 많이 봤습니다. 칼뱅주의는 선교가 약합니다. 연구하다 보니 결국 교회는 예수께서 부르신 신앙 공동체, 파송 받은 제자들의 모임이라는 결론을 얻게 됐지요.”

교회는 양 날개를 가졌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이는 공동체,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흩어지는 공동체였다. 이러한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고 본질적이라고 생각했다. 김 목사의 훈련은 이뿐이 아니었다. 부천이란 지역적 특성과 교계 정서를 고려해 목회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진보적이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접근, 감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지성을 강조했다. 교회 운영도 장로와 집사에게 일임했다. 교회 창립 이후 김 목사는 한 번도 재정에 관여해본 적이 없다. 교회 재정 상황은 정기적으로 교인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

김 목사의 이 같은 본질 지향 목회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교회 특징 중 하나는 부부가 교회에 오면 남자들이 먼저 등록하고 정착한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평일에 교회를 찾았는데도 남성 성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25일 교회에서 열렸던 마그레브 선교대회에도 성도들이 적극 참여했다. 초교파적인 선교대회를 유치한 자부심이 컸다.

참빛교회의 선교 공동체는 아직 미완성이다. 김 목사는 “선교가 교회의 본질이자 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담임목사를 비롯해 장로, 집사 등 교회 직분자들도 같은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시간이 필요하고 급하면 안 된다”고 하며 신중해했다.

최근 필리핀 선교 현장에 다녀왔다는 김 목사는 꿈도 하나 생겼다. 목회자를 위한 선교센터다. 선교사를 훈련하기보다는 안식년 맞은 목회자들을 따로 모아 목회자들에게 선교 마인드를 갖게 하는 훈련소다.

“사실 선교사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게 국내 목회자의 선교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의 인식만 바꾸어도 한국교회 선교는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부천=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