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지주, 우리금융 매각 입찰 참가한다

입력 2011-05-05 22:00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 소유 금융기관인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이 합쳐지는 500조원의 메가뱅크(초대형은행)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만간 재매각이 추진되는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키로 방침을 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당국도 지난 1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우리금융과 산은금융 합병 시나리오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2분기 중에 내놓겠다고 밝혀 우리금융 매각 입찰은 이르면 이달 중 공고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지주회사가 타 지주사 지분을 인수할 때 95% 이상을 사들이도록 한 지주회사법 시행령을 50%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산은금융은 우리금융 지분 57% 인수에 나설 수 있다.

자산규모 159조원인 산은금융과 346조원의 우리금융이 합쳐지면 자산 규모 505조원으로 세계 50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현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메가뱅크 추진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강 회장의 메가뱅크론에 따라 자산규모 188조원대 기업은행까지 합병할 경우 690조원대에 달해 단숨에 세계 35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메가뱅크가 될 경우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우리금융지주는 거대한 덩치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았는데 메가뱅크가 될 경우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또는 합병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특혜시비 우려는 물론 두 기관을 합칠 경우 정부 지분이 80%에 달해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중복되는 업무 분야도 많아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저축은행 사태’ 등 금융권 현안이 많은데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과 산은금융 민영화는 차기 정권에서나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