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왕서방’ 변심 왜?… 위안화 절상에 차익실현 영향
입력 2011-05-05 18:45
‘왕서방이 변심했나.’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던 중국계 자금이 6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서 지난달 95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월 한 달간 룩셈부르크(1조83억원)와 영국(8723억원) 등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모두 4조4203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계 자금은 지난해 총 9799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 3월까지 매달 2000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1월 2958억원, 2월 2221억원, 3월에는 2005억원 순매수로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4월 순매도 전환은 더욱 갑작스럽게 여겨진다.
현대증권 김경환 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자 중국계 자금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2주간 세계 금융자금이 미국 2차 양적완화 종료 후 달러 강세에 대비해 선진국 쪽으로 환류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내부 유동성을 감안하면 국외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중국계 자금이 주요 수급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계 자금의 위력이 다소 과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계 자금이 추세적 순매수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지만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수급 주체는 여전히 유럽계, 미국계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