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공약 경쟁 속 친박표 확보전 치열
입력 2011-05-05 18:27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5일 정책위의장 후보들이 일제히 여의도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가졌다. 세 후보 모두 “정책정당을 만들겠다”며 공약을 발표했지만 방점은 각기 다른 곳에 찍혀 있었다.
이병석 원내대표 후보 러닝메이트인 박진 의원은 기자간담회 후 “제 이름을 뒤집어 말하면 ‘진박’인데 ‘친박’과 점 하나 차이”라며 친박근혜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친박계가 대다수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지지를 상당수 확보했다고 자처하고 있다.
중도성향 황우여 후보와 손잡고 정책위의장 후보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도 “어젯밤 본회의 직후 당 쇄신에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모여 황 후보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주영 의원이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한 의원 16명 중 절반가량은 친박 성향 초선 의원들이었다.
두 후보 측의 친박계 공개 구애는 친박계 내부의 ‘반(反) 이재오’ 정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석에 따른 것이다. 당내에선 친이재오계로 강력한 조직표를 확보하고 있는 안경률 후보가 1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할 경우, 이·황 후보 중 결선 투표에 올라가는 인사에 60여명에 달하는 친박 표가 쏠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 측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안 후보 러닝메이트인 진영 의원은 “누구를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져 가슴도 아프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원내대표 경선은 누구를 배제하는 것 없이 화합해서 위기에 빠진 당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친박계는 집단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후보를 공개 지지할 경우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솔직히 쇄신을 내세우는 후보에 더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며 친이계 주류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표하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한 연합결사체인 가칭 ‘새로운 한나라’를 결성키로 한 의원 그룹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선의 남경필 의원과 3선인 권영세 의원, 재선인 나경원 정두언 차명진 김정권 의원과 ‘민본21’ 소속 초선 의원 등 40여명으로 된 이들 그룹은 차기 원내대표는 계파를 초월한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당·정·청 쇄신과 공천개혁 등을 주장하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여당 내 논란을 빚고 있는 감세 문제에 대해 이주영 의원은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한 반면 박 의원은 “한나라당의 철학이 담긴 감세기조는 가능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