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기지 피습… ‘빈 라덴’ 보복 테러?

입력 2011-05-05 21:45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사살되면서 보복테러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에 위치한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차리카르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4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5일 새벽 2시) 차리카르 기지 일대에서 휴대용 로켓포(RPG-7) 4발이 발사됐다. 2발은 기지 안, 1발은 기지 외곽에 떨어졌고 1발은 공중 폭발했으나 인명과 장비 피해는 없었다.

PRT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오쉬노 부대는 즉각 대응 위협사격을 하고 미군과 공조해 신속대응팀(QRF)과 헬기 등을 동원, 정찰했으나 특이점을 포착하지는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로켓포 발사 원점은 1곳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일단 현지 경호업체들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로켓포 공격의 경우 처우에 불만을 품은 현지 경호업체의 자작극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처우가 개선돼 경호업체의 불만이 상당히 누그러져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이 빈 라덴 사망 후 탈레반 세력의 움직임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쉬노부대장 김무수 대령은 지난달 25일 “히그(HIG)라는 세력이 최근 탈레반과 연계돼 동맹군을 공격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현지 무장세력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또 탈레반 세력은 직접 공격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미국이나 동맹국을 공격하는 현지인들에게 포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들어 차리카르 기지에 대한 포탄 공격은 이번까지 여섯 차례나 된다. 오쉬노 부대와 아프간 현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지만 앞선 다섯 차례 공격의 경우 배후 세력이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빈 라덴 사망 이후 우리 재외공관이 서방인 밀집지역 출입 자제를 당부하는 신변안전 공지를 내놓는 등 대테러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주파키스탄 대사관 등은 정부 기관이나 군시설, 경찰서, 모스크는 물론 미국계 호텔과 패스트푸드점 등에 불필요한 접근을 하지 말고 시장과 버스정류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출입을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