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국가 개입 정적 암살 사례

입력 2011-05-05 18:21

이스라엘, 하마스 간부 호텔로 끌고가 질식사
콜롬비아, 혁명군 2인자 에콰도르 추격 사살


국가가 나서서 실행한 정적(政敵) 제거의 역사는 반복돼 왔다.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지난 4일 국가 차원의 암살작전 중 기록될 만한 사건 7가지를 소개했다.

미국은 2006년 7월 이라크에서 알카에다를 이끌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제거했다. 몇 주간 알자르카위의 심복을 추적해 소재를 파악한 미국은 알자르카위가 다른 군 간부와 회의 중인 장소에 폭격기를 동원해 225㎏짜리 폭탄 2개를 투하했다. 이라크 경찰과 미군은 현장에서 사망한 알자르카위의 신원을 확인한 뒤 사진을 찍어 언론에 공개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지난해 이스라엘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 마무드 알마부 암살이다.

두바이의 한 호텔에 머물던 알마부는 지난해 1월 19일 외출했다 돌아오던 중 남자 2명에게 붙잡혀 호텔 빈방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알마부에게 진정제를 주사하고 베개로 질식사시켰다. 경찰은 이튿날 시신을 발견하고 용의자 11명을 체포했는데 이들은 모두 영국, 호주 등의 가짜 여권을 사용해 신분을 위장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부인했으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저지른 일이라고 확신하고 비난했다. 영국 등은 가짜 여권 사용의 책임을 물어 자국내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2008년 3월 1일 최대 반군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2인자 라울 레예스가 에콰도르 국경 부근의 작은 마을에 있다는 첩보를 접수하고 그를 추격해 에콰도르 영내에서 사살했다. 에콰도르가 주권침해라며 항의해 외교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당시 국방장관이던 후안 미누엘 산토스는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됐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2004년 카타르 도하에서 젤림한 얀다르비예프 전 체첸 대통령의 차량에 폭탄을 설치해 그를 폭사시켰다.

이스라엘은 1996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폭탄제조전문가 야흐야 아야시를 휴대전화에 폭탄을 설치해 살해했고, 칠레는 1976년 미국에서 활동하던 반체제인사 올란도 레텔리어를 암살했다.

옛 소련은 1940년 멕시코에서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를 제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