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쿠바 폭력배’ ‘록스타’… 美 정보당국 코드네임들
입력 2011-05-05 18:21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명 ‘제로니모(Geronimo)’처럼 코드네임에는 특정 인물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돼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이 붙였던 코드네임들을 소개했다.
미국의 오랜 숙적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코드네임은 ‘AMTHUG’다. ‘AM’은 쿠바 사람을 뜻한다. 즉 카스트로는 미국을 괴롭히는 ‘폭력배(thug)’인 것이다.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 동지인 체 게바라는 ‘AMQUACK’다. ‘quack’에는 오리 우는 소리란 뜻 외에 돌팔이 의사란 뜻도 있다. 의사 출신인 게바라를 비하하는 뜻이 담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벌인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내부 미국 스파이들의 코드네임은 ‘록스타’였다. 화끈한 공연을 펼치는 록스타처럼 스파이들이 화끈하고 중요한 정보를 주길 원했던 모양이다. 특히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는 첩보를 제공,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알 자나비의 코드명은 ‘커브볼’이었다. 하지만 이 정보는 거짓으로 판명났고, 미국은 망신을 당했다. 타자를 속이는 커브볼이 미국 정부까지 속이고 말았다.
코드네임이 위험인물에게만 붙는 것은 아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아서왕의 기사 중 한명인 란슬롯 듀 락에서 따온 ‘창기병(Lancer)’이었고, 낚시를 좋아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낚시꾼(Angler)’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후광(Halo)’으로 불렸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남편 토드 페일린은 석유업체에서 현장 근로자로 근무했던 경력 때문에 ‘시추공(Driller)’으로 명명됐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