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된 SBS극 ‘마이더스’의 윤제문 “완벽 연기 추구… 팽팽한 긴장감 즐기는 편”

입력 2011-05-05 18:07


지난 3일 종영한 SBS 월화극 ‘마이더스’에서 배우 윤제문(41)은 단연 돋보인 존재였다. 비열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허술하기 그지없는 재벌 2세 유성준을 연기한 윤제문.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다른 배우들을 압도했다. 연기가 얼마나 빛났으면 드라마 주인공 김희애(44)는 지난달 12일 한 아침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최고예요. 같이 (연기를) 하는데 소름이 끼쳤어요. ‘어쩌면 저렇게 연기를 잘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인을 부탁했을 정도예요.”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윤제문은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 김희애 선배가 칭찬해 줘서 고맙긴 했지만 아직 내가 연기하는 걸 보면 부끄럽기만 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김희애 선배는 상대 연기자가 가장 편한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며 “내가 ‘마이더스’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김희애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제문은 1992년 우연히 연극 ‘칠수와 만수’를 본 뒤 연기자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95년 극단 산울림에 입단하면서 연기를 시작했고 2002년 ‘정글쥬스’를 통해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이후 그는 2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각인된 것은 2009년 KBS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서다. 극중에서 그는 냉철한 대테러팀장 박상현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고, 윤제문은 ‘안방극장의 힘’을 실감했다. 어딜 가든 사람들이 그를 알아봤다. 일흔이 넘은 부모님은 ‘TV에 나오는 아들’을 보며 기뻐했다.

영화와 드라마, 그는 무엇에 더 애착을 갖고 있을까. 윤제문은 “둘 다 똑같이 재밌다”고 했다.

“영화는 한 장면 찍고 감독님과 대화한 뒤 연기를 다시 다듬는 식의 여유가 있지만 드라마는 그럴 시간이 없죠. 바쁘게 진행되다 보니 ‘한번에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 또 재밌기도 해요. 대중의 반응도 영화와 달리 바로바로 느껴지니까 즐겁죠.”

윤제문은 가장 닮고 싶은 배우로 송강호(44)를 꼽았다. 그는 2005년 ‘남극일기’를 시작으로 ‘우아한 세계’ ‘괴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영화 4편을 송강호와 함께했다. “강호 형은 엄청난 배우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요. 형이 저한테 늘 하는 말이 ‘연극할 때 가졌던 열정을 잃지 마라. 쉽게 연기하려고 하지 마라’는 것인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