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교세 확장 ‘순풍에 돛 단 듯’… 세기의 결혼식으로 위상 높아져

입력 2011-05-05 20:51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교회가 정체 내지는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성공회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성공회 주교회 내 리서치통계부가 영국성공회 43개 성당(cathedral)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 한해 이들 성당의 평균 주일예배 참석자는 성인 1만5800명, 청소년과 어린이 3100명이었다. 평일예배 인원까지 합치면 지난 한해 성인 2만7400명, 청소년과 어린이 7600명이 매주 이들 성당 예배에 참석했다. 지난 한 해 43개 영국성공회 성당 전체 예배 참석자는 200만명에 육박했다. 2000년에 비해 주일예배 참석 인원은 37%, 주일+평일예배 참석 인원은 73% 각각 늘었다는 게 성공회 측의 설명이다. 2000년 이후 주일예배 참석 인원만 연 4%씩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이들 성당에서는 주일과 평일예배 외에도 3150건의 특별예배가 드려졌다. 주일이 아닌 평일예배 참석 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조만간 평일예배 참석자가 주일예배 참석자의 배가 될 거란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성당에서는 760건의 세례, 330건의 결혼, 410건의 장례식, 130건의 추모예배가 지난 한해 동안 거행됐다. 세례 인원만 놓고 보면 2000년 이후 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 밖에 예배가 아닌 5150건의 각종 행사가 이들 성당에서 열렸다. 지난 1년간 예배가 아닌 행사를 위해 성당에 참석한 사람은 163만명이었다.

2000년 이후 영국성공회의 이 같은 지속적인 성장 원인에 대해 성공회 리서치통계 책임자인 린다 발리 신부는 “예배나 세례, 결혼식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활동 공간으로 교회를 개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영국성공회의 성장세는 앞으로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43개 성당 중 하나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윌리엄 왕자 결혼식 때문이다. 전 세계 약 20억명이 시청한 이 결혼식을 통해 영국성공회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