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더 인간적인 고래… ‘거인을 바라보다’

입력 2011-05-05 17:36


거인을 바라보다 / 엘린 켈지 (양철북·1만3000원)

범고래 새끼 수컷은 마마보이다. 평생 어미 고래 곁을 맴돈다. 독립하지 않는 지구상 유일한 포유류. 한번에 한 마리만 낳고, 70살 수명에 13살까지 젖을 물리는 고래는 모성이 지극하다.

고래는 할머니의 역할이 규정된 드문 포유류이기도 하다. 먹이위치를 알려주고, 이동경로를 안내하며 가모장(家母長) 역할을 한다. 기근이 닥쳐 먹을 게 없을 때, 어떤 식물에 독이 들었는지도 할머니가 알려준다. 죽은 고래의 몸은 해양생명의 오아시스였다. 사체에 발견된 서식생물만 407종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모성보다 더 따뜻한 고래의 삶을 육지의 지배종인 인간에 빗댄 해양 에세이. 캐나다의 해양생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