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서베드로 (5) 타 종교인·무속인에게도 과감히 전도

입력 2011-05-05 17:54


전도팀을 대표해 절에 들어간 나는 주지를 만났다.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며 내 소개를 했다. 이곳에서는 복음을 직설적으로 전하면 안 된다. 타 종교인에겐 기독교가 도대체 어떤 종교이기에 이렇게 젊은이들이 뭉쳐 다니며 전도하는지 놀라움을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여겼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눈 뒤 전도지인 ‘사영리’도 잠깐 소개하고 절을 나왔다.

절이라 금방 쫓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도대원들이 내가 오랫동안 대화하자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대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그리스도인으로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영생의 축복을 함께 나누는 일이니 또 얼마나 귀한 일인가요. 그러니 주뼛거리거나 망설이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하게 전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력 있는 날선 검이기에 힘 있게 공격해야만 상대가 굴복하게 된다. 그리고 결과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구원은 하나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 중에 강화도에 사는 집사님이 계셨는데 절에서 전도하는 내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선지 이 지역 무당 한 사람을 꼭 전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호기심도 나고 대원들 앞이라 일단 승낙을 했는데 사실 좀 떨렸다.

다음날 무당집으로 찾아가니 장구와 꽹과리 소리에 맞춰 큰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참으로 난감했다. 여기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자칫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었다.

나는 팀원들에게 강하게 통성기도부터 하자고 했다. 영적전투에 앞서 전열을 가다듬어야 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다. 먼저 사람을 불러 “난 토속종교에 관심이 있는데 무당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한참이 지난 후 무당이 나왔다. 안채로 안내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는데 답변을 아주 잘해 주었다.

한참 후 교회 이야기를 주제로 이끌어 냈는데 막상 무당 자신도 고교 때 다닌 적이 있다고 했다. 순간 때를 놓치지 않고 내가 외우고 있는 사영리를 힘 있게 전했다. 내가 성령의 강한 인도를 받고 있어서인지 순간 흠칫 당황하던 무당은 손을 벌벌 떨면서 제발 그만해 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그에게 마음으로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라면서 그것만이 진정한 진리라고 담대히 전했다. 세상의 유일신은 하나님 한 분이시며 그 분이 창조주요,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신다고 설명했다.

이미 굿판은 깨져 버렸다. 젊은 부부가 아기가 없어 이곳을 찾아왔다는데 나는 일단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굿을 하는 것보다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면 아기를 주실 것이라고 전도했다. 이 사건을 통해 그 어떤 영도 성령 앞에 벌벌 떨며 꼼짝 못 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렵던 사업도 어느 정도 안정됐다. 그런데 나는 전도가 너무 재미있었다. 어느 날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는 말씀에 마음이 움직였다. 자녀들을 위해 헌신하고 나라에 봉사하며 이제 노년을 맞은 분들에게 하나님을 알리고 복음을 전하는 일이 진정 소중한 사역이라는 깨달음이 온 것이다.

그래서 출석하던 교회에 노인선교회를 창립해 총무를 맡았다. 그리고 동네 복지관을 찾아가 매주 화요일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찬양하고 예배를 드린 뒤 식사를 나누며 전도했다. 강사는 인근 목사님들을 차례로 초청했다. 반응이 좋아 참여 노인수가 점점 늘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