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생포 후 가족 앞에서 사살
입력 2011-05-05 00:37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생포됐다가 가족 앞에서 사살됐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파키스탄 유력 일간지 던(Dawn)과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아라비야는 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정보당국 ISI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의 특수작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빈 라덴 딸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은 1층에 있던 빈 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죽였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 딸이 빈 라덴과 다섯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피아라고 전했다.
만약 빈 라덴 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는 빈 라덴의 저항 때문에 사살했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무장 상태의 상대방을 사살한 데 따른 정당성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미 정부는 당초 빈 라덴이 특수부대 요원들과 맞닥뜨렸을 때 소총을 들고 부인을 인간방패 삼아 저항했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3일 빈 라덴이 무기를 지니지 않은 상태였다고 정정한 뒤 부인을 인간방패로 삼은 것 역시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빈 라덴의 저택을 조사한 파키스탄 경찰도 그가 저항하지 않았으며 미군에겐 단 한 발의 총도 발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또 빈 라덴의 저택에서는 무기나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공습 시 대피할 수 있는 지하실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군의 헬기 1대가 추락한 것은 지상으로부터의 총격이 아니라 기술적 결함 때문이었다고 파키스탄 경찰 관계자는 주장했다.
ISI는 미군 작전 종료 후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시신 4구를 수습하고 여성 2명과 2∼12세 어린이 6명을 연행했다고 알아라비야는 전했다. 현지 일부 매체는 ISI가 빈 라덴의 가족 1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