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
입력 2011-05-05 01:20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4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날 밤 본회의를 열어 한·EU FTA 비준안을 상정, 처리했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69명 중에서 찬성 163표, 기권 5표, 반대 1표로 비준안이 통과됐다. 강원도 홍천·횡성 출신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한·EU FTA 비준안은 지난해 10월 25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번역 오류가 발견돼 지난 2월과 지난 6일 두 차례나 철회됐었다.
여야가 비준안과 함께 처리키로 했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 개정안과 FTA 농어업인 지원특별법안은 야당의 불참으로 관련 상임위가 열리지 못해 이날 처리되지 못했다.
당초 비준안은 순조로운 처리가 예상됐다. 여·야·정이 지난 2일 열린 ‘한·EU FTA 회의’에서 ‘4일 원포인트 국회를 개최해 비준안을 처리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3일 밤부터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중앙홀에서 농성에 들어갔고, 여기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 대치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본회의 불참 방침을 정했고,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지난 2일 여·야·정 합의를 깼다”며 단독 처리를 강행했다.
표결에 앞서 민노당과 진보신당 의원 7명은 의장석을 점거, 의장석을 확보하려는 경위들과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민노당 의원들은 상정 직후 발언시간 5분을 넘겨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전례 없이 여·야·정이 합의한 것을 제1야당이 파기했다”며 “이것이 우리 정치의 현주소”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의 다음 원내대표가 합의 처리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