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초유의 회항… 볼트 하나 거꾸로 끼운 탓

입력 2011-05-04 21:34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공군 1호기)의 사상 초유 회항 사태는 항공기 출고 당시부터 볼트가 잘못 장착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영훈(대령) 공군 정훈공보실장은 4일 “제작사인 미 보잉사의 원인 분석 결과 공기개폐기 작동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위에서 아래로 장착된 상태로 출고됐다”며 “이로 인해 공기개폐기 문이 볼트 아래쪽 돌출된 부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균열로 부서졌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항공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볼트는 머리 부분이 위로 가게 장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당 볼트는 구조물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볼트 머리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설계됐다”며 “보잉사에서 최초 제작 시 잘못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공군과 대한항공은 회항 이후 공기개폐기 문이 부서진 원인 규명을 위해 보잉사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으며 지난 1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받았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는 정비교범에 따라 하도록 돼 있어 정비를 맡은 대한항공에 귀책사유는 없지만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7100여만원의 임차료 감액 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기는 지난 3월 12일 오전 8시10분 서울공항에서 이륙한 지 15분 후 기체 하부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오전 9시50분 착륙했다. 착륙 직후 객실 에어컨 시스템의 공기흡입구 3개 중 1번 공기흡입구 개폐기 문이 부서진 게 발견됐고, 소음과 진동은 부서진 문이 풍압에 의해 주변부와 부딪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통령 전용기는 문을 신품으로 교환하고 오전 11시25분 재이륙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대한항공과 5년 임차 계약을 하고 2001년식 보잉 747-400을 빌려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전용기 운항과 정비는 대한항공, 관리 감독은 공군, 운영 총괄책임은 청와대 경호처가 각각 맡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