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구제금융, 3년간 780억유로 확정
입력 2011-05-04 18:43
포르투갈에 대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규모가 3년간 780억 유로(약 123조5000억원)로 확정됐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구제금융 조건으로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5.9%, 내년에 4.5%, 2013년엔 EU 허용치인 3%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 정부가 지난 3월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4.6%, 내년 3% 및 2013년 2%로 각각 책정한 것에 비하면 감내하기 힘든 게 아니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평가했다.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세 번째로 구제금융을 신청한 포르투갈 정부는 최근 세금 인상과 대대적인 예산 삭감 등을 통해 재정적자 해소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포르투갈의 재정적자 규모는 9.1%, 공공부채는 GDP의 93%에 달했다.
EU는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합의가 오는 16∼18일 열리는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승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EU 회원국인 핀란드가 이날 반대 의사를 밝혀 최종 승인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게다가 유로존 국가 중 지난해 가장 먼저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채무 조정설이 커지면서 유로권 재정 위기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록적으로 높은 20%를 웃돌고 있어 ‘헤어컷’(채권 담보물에 대한 할인) 등 채무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채무 조정은 없다고 부인했다.
FT 등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으로 지원받기로 한 1100억 유로 중 530억 유로를 받은 상황이지만 자금이 고갈되는 내년 하반기엔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