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4년 만에 최고실적 “IFRS 한몫”

입력 2011-05-04 21:21

시중은행을 주축으로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상승 등 수익 개선 효과도 있지만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인한 ‘어부지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9243억원으로, 2007년 1분기(9598억원)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수치는 경영진 간 갈등이 불거졌던 전 분기 대비 57.9% 급증한 것으로 KB금융(7575억원), 우리금융(5407억원), 기업은행(5134억원), 하나금융(3895억원) 실적을 능가하는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익은 64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92.5% 급증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NIM 회복으로 인해 그룹의 핵심 이익기반인 이자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IFRS의 도입도 한몫했다. IFRS 체제에서는 과거 인수·합병(M&A) 이후 얻게 된 ‘영업권 프리미엄’을 매년 회계에서 상각토록 하는 ‘영업권 상각’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 엘지카드 등을 인수했던 신한금융은 영업권 상각을 반영해 왔던 판매관리비(판관비)의 감소 효과 등을 보게 됐다.

여기에 과거 금융감독원의 기준에 따라 일괄 적립했던 대손충당금(떼일 것을 대비해 쌓아두는 돈)도 과거 실적에 따라 은행 개별적으로 쌓게 되면서 적립 비율이 대폭 낮아졌다.

실제 과거 한국회계기준(K-GAAP)으로 작성된 신한금융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790억원이지만 이를 IFRS로 환산할 경우 9175억원으로 대폭 증가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42.3% 늘어난 KB금융지주, 10.4% 증가한 우리금융 등도 지난해에는 K-GAAP가, 올해에는 IFRS가 적용되면서 나타난 ‘착시효과’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