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인형 알바 ‘별따기’… 일당 괜찮아 폭발적 인기

입력 2011-05-04 18:30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알바몬 알바천국 등 인터넷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20, 30대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이 계속 등록됐다. 어린이날 특수를 맞아 하루, 이틀 단위의 초단기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를 내는 업체도 수백 곳이 넘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아르바이트는 캐릭터 인형 탈을 쓰고 행사 진행을 돕는 일이다.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낮고 근무시간이 적으면서도 시급이나 일당이 많게는 2만∼3만원 이상 높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통상 6시간 기준으로 5만∼8만원을 지급한다.

대부분 20, 30대로 연령 제한을 두고 있지만 지원율은 폭발적이다. 일당 5만원을 지급한다는 한 업체에는 2명 모집에 80명이 몰렸고, 8만원을 일당으로 내건 업체에는 5명 모집에 300명이 몰려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행사 진행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쉽지 않다. 이벤트 업체 제이컴퍼니 정인옥 실장은 “경험 없는 지원자의 서류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면서 “대학생이 대부분인데 학비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행사 진행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는 미취업 대졸자도 크게 늘었다. 이벤트 업체 매직커뮤니케이션스 김해철 팀장은 “3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28세 이상 대졸자가 20% 이상”이라며 “취업에 실패했거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려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