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죽음’ 놓고 美 ‘성경구절 트윗’ 논쟁
입력 2011-05-04 18:17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발표 직후 미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때아닌 ‘트윗 경쟁’이 펼쳐졌다. 그의 죽음에 대한 견해를 성경구절에 담아 표현하면서 논쟁이 가열된 것이다. 가장 많이 인용한 구절은 두 가지로, 둘 다 잠언에서 나왔다. “네 원수가 넘어질 때에 즐거워하지 말며”(24:17)와 “정의를 행하는 것이 의인에게는 즐거움이요”(21:15)이다.
이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3일 소개한 복음주의자들의 견해와 유사한 것으로 빈 라덴의 죽음을 악에 대한 심판으로 보면서도 동시에 기뻐하는 데는 신중하자는 입장이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직후 미국 전역에서는 초당 4000개의 관련 트윗이 올라왔다. 많은 미국 크리스천들이 동참하는 가운데 존 파이퍼, 릭 워런 목사 등이 올린 성경 구절을 리트윗하면서 트윗 경쟁은 더욱 가열됐다.
4일 크로스웨이성경출판사가 운영 중인 인터넷 사이트 ‘오픈바이블(Openbible.info)’은 오바마 대통령 발표 후 12시간 동안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성경구절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된 성경구절 24개를 소개했다. 잠언 7구절을 비롯, 로마서 6, 시편 5, 에스겔 3, 이사야 여호수아 디모데후서 역대하 각 1구절씩이 선정됐다. 잠언의 경우 24장 1, 17, 18절 말씀이 많았다. 모두 악인과 관련된 구절이다. 또 신명기(32:35) 말씀을 인용한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는 로마서 12장 19절 말씀도 많았다.
한편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이날 선교단체와 주요 교회 등에 긴급 이메일을 보내 해외 단기선교 등에 유의하라는 ‘경계령’을 전했다. 김진대 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빈 라덴 사후 이슬람 지역의 반미 감정 악화와 맞물려 한국인들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 만큼 단기봉사팀 등을 운영하는 선교단체나 교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