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초심으로 돌아가자” 대관령이 쩌렁… 예장 합신 창립 30주년 기념대회

입력 2011-05-04 20:28


대관령 끝자락을 울린,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기념대회였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의 쓴소리에 1200여명의 목회자와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신앙 선배들의 아름다운 영적 유산을 잘 전하지 못해 하나님과 후배들 앞에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창립 30주년 기념대회는 새로운 세대를 향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자리였다. 지난 2일부터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2박3일간 열린 기념대회에서 합신 교단 리더들은 저마다 개혁주의 정신을 재무장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2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30주년 감사예배는 ‘하나님의 은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총회장인 장상례(은명교회) 목사는 “남의 잘못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허물을 덮어주고 그를 위해 기도해주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우리도 모세의 리더십을 본받아 귀한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날 저녁 열린 부흥사경회에서 김명혁 목사는 ‘우리가 물려받은 영적 유산’을 강조했다. 하나님의 은혜, 예수님의 피의 공로, 선교사들이 흘린 피를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어 한국교회가 지금 하나님 말씀을 너무 무시하고 있어 부끄럽다고 했다. 이날 밤 일부 참석자는 기도회가 끝난 뒤 한참동안 묵상하기도 했다.

둘째 날은 목사, 장로, 선교사 포럼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저녁 집회에선 부산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가 설교했다. 최 목사는 “장로의 본분은 성도를 목양하는 일로, 먼저 찾아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서 “전도가 없는 목사와 장로는 목회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념대회 마지막 날 아침, 홍정길 목사는 거침없는 주문을 던졌다. 홍 목사는 자신을 자랑하고 드러내는 신앙은 반드시 부패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개혁주의란 자기 반성과 자기 부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교단도 개인도 머물러 있다가는 망한다”고 역설했다. 말만 앞세우는 개혁은 안 된다는 메시지였다. 남의 잘못에 예민한 것보다 내게 부족한 것에 예민해야 한다는 말씀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평창=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