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의 반란’… 이러다 4강 가겠네

입력 2011-05-04 18:04

넥센이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당초 한화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됐지만 공·수의 조화와 선수들의 투지가 불을 뿜으며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3일 KIA를 물리치고 12승13패를 기록, 5위로 도약했다. 4위 삼성과는 1경기 차, 3위 LG에 2경기 차로 따라붙고 상위권 진출도 노려보게 됐다. 넥센의 상승세는 지난달 중순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로 무려 7할의 승률을 거두고 있다. 양강인 SK와 두산에 4패씩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선두권에 올라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두 팀과의 경기에서도 접전 끝에 패배한 경기가 많았다.

최근 넥센의 경기는 투타의 안정 속에 선수들의 투지가 빛나고 있는 모습이다. 넥센의 팀 방어율은 3.64로 삼성(2.87)과 SK(3.2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허리와 뒷문은 더욱 강하다. 넥센 구원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2.86으로 삼성(2.49)에 이어 2위다.

특히 12승 중 8승을 구원승으로 따냈고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홀드 16개를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에서도 송신영이 8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 부진했던 방망이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 3일 KIA전에서는 최고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7안타(1홈런)를 몰아치며 5점을 만들었다.

이같은 넥센의 상승세는 베테랑과 신인급 선수들의 조화와 사령탑 김시진 감독의 공로가 크다는 분석이다. 넥센은 전신인 현대 왕조를 이끌었던 이숭용과 송지만, 강병식, 송신영과 같은 베테랑이 신인급 선수들을 잘 다독거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2약으로 분류됐던 한화가 팀 리빌딩을 위해 무리하게 노장 선수들을 은퇴시켜 팀이 삐걱거리는 것과 대조된다.

여기에 명 투수조련사 김 감독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없애고 선수들에게 하고자하는 의욕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김 감독은 끊임없는 기다림과 가르침 끝에 이현승(두산), 고원준(롯데), 손승락 등을 주목받는 투수로 육성했다. 또 열악한 팀 사정상, 이현승과 고원준을 다른 팀에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었지만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평범한 선수들을 보배로 탈바꿈시켜 공백을 최소화했다.

각각 한화와 롯데에서 이적한 마정길과 이정훈은 올해 1승1패 3홀드(평균자책점 2.35), 1승 4홀드(평균자책점 1.80)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넥센 계투진의 한 축으로 뿌리를 내렸다. 김 감독은 “우리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