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봄 소풍

입력 2011-05-04 18:01


가족이 나들이하며 행복해하던 기억이 희미합니다. 가장은 생계를 위해 불철주야 바쁘고 엄마는 오로지 아이들 교육에 투사처럼 매달리고 있습니다. 애들은 부모의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가족임에도 우리는 남남처럼 살며 앞으로 앞으로만 질주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을 잃은 것이지요. 사실 인생이란 높디높은 하늘만 있는 게 아닙니다. 땅도 하늘보다 더 가깝게 우리들 삶 속에 고마운 존재로 있습니다. 높은 곳만 있다면 땅이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와 가장 가까운 땅이 있었기에 그 땅을 밞으며 고마움을 알게 된 것이지요. 봄은 어김없이 우리들 앞에 와 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선물하기 위해서지요. 봄은 생명입니다. 생명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듯 가족 또한 생명처럼 봄이지요.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봄 소풍을 가야겠습니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오로지 가족이 함께 떠나는 소풍을 가야 합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소풍은 가장 소중한 선물인지 모릅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