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늘을 나는 이 기분, 상큼하다

입력 2011-05-04 17:39


5월 5일부터 경기국제항공전

은빛 날개가 멋스런 경비행기 CH-601이 경기도 안산 시화호 인근의 경기국제항공전 행사장 내 활주로를 질주한다. 100마력 단발엔진의 프로펠러 소리에 귀가 먹먹해지더니 이내 온몸이 붕 뜨는 짜릿한 쾌감과 함께 오월의 푸른 하늘로 솟구친다. 강한 기류에 낙엽처럼 흔들리던 CH-601이 자세를 바로잡자 비로소 고도계와 속도계가 눈에 들어온다.

조종간을 잡은 이성규(46) 교관은 비행경력 18년의 베테랑. 그가 조종간을 움직일 때마다 CH-601은 한 마리 새가 되어 시화호 상공을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시화호의 고압선 철탑이 여치집처럼 보이고 멀리 인천 송도신도시의 고층빌딩이 성냥갑처럼 앙증맞다. 동반비행에 나선 붉은색의 CH-601이 인천국제공항과 송도를 연결하는 18.38㎞ 길이의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온갖 묘기를 선보인다.

최근 레저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경비행기는 중량 115∼600㎏의 2인승으로 조종방법도 의외로 간단하다. 경비행기는 일반 비행기처럼 고정익을 갖춘 ULP(Ultra Light Plane)와 행글라이더 날개에 동체의 무게중심 위치를 이동시켜서 조종하는 ULM(Ultra Motorized Machine), 회전하는 로터에서 양력을 얻어 비행하는 자이로 플레인과 헬리콥터가 있다.

30여년 전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귀족레포츠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경비행기는 17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면허취득이 가능해 대학생에서 주부에 이르기까지 동호인의 숫자와 폭이 꽤 넓어졌다. 면허 취득을 위해서는 항공법규, 항공기상, 비행이론, 항공교통 및 항법이론 등 필기시험과 5시간의 단독비행을 포함한 20시간의 비행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경기도 화성시와 충북 단양군 등 전국 10여곳의 항공클럽에서는 체험비행도 가능해 면허가 없더라도 경비행기를 즐길 수 있다.

5일부터 10일까지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서 열리는 ‘2011 경기국제항공전’은 경비행기 탑승체험과 에어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올해 3회째.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비롯해 미국의 미녀 곡예조종사 멜리사와 408회 연속 회전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헝가리의 졸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에어쇼 팀들이 박진감 넘치는 고난도의 곡예비행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산불진화 시범, 고공강화 시범, 테러진압 시범 등 다양한 시범비행이 펼쳐진다.

지상에서는 초경량항공기부터 모형항공기에 이르기까지 55종 130여대의 항공기가 전시된다. 경기도와 안산시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의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어린이 2500원(www.skyexpo.or.kr).

경기국제항공전 행사장과 가까운 ‘안산25시광장’에서는 5∼8일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열린다. ‘거리에서 꿈꾸는 행복’이라는 주제 아래 새롭게 조성된 안산25시 광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거리와 도시, 그리고 예술의 만남으로 거리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밖에도 안산에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된 대부도와 31만평 규모의 갈대습지공원을 비롯해 단원전시관, 최용신기념관 등 볼거리가 많아 하루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고잔동의 안산프라움시티 2층에 위치한 ‘산너머남촌’은 강원도 토속음식촌. 강냉이팥죽, 도토리묵밥, 녹두닭, 메밀무채전병, 송어튀김, 감자옹심이, 들깨칡칼국수, 쑥돌솥보리밥, 콩탕, 감자떡 등 강원도 산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코스로 나온다. 점심 코스 1만3000원, 저녁 코스 1만7000원(031-403-3015).

안산=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