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가족도 교회 결정 따라 사직서 제출

입력 2011-05-03 21:27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 조희준씨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의 결정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수개월간 경영권 분쟁으로 진통을 겪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 기관들이 안정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당회는 최근 교회 관련 기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조용기 원로목사와 가족의 역할을 분명하게 규정한 바 있다.

3일 순복음선교회 이영걸 비서실장 등에 따르면 “김 총장과 조씨가 교회 관련 일에서 한세대와 엘림복지재단을 제외한 다른 직책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영훈 당회장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은 이날 오전 ‘동일본 치유성회’를 인도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조 원로목사님도 확인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 비서실장은 “각 기관에 등기우편으로 사직서를 보냈기 때문에 우편이 도착하는 대로 사직처리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사직 의사는 번복되지 않을 것이며, 각 기관에서 그대로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별로 사직처리가 되면 김 총장은 한세대 총장을 제외한 순복음선교회 이사와 순복음실업인연합회 이사,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직을 내려놓게 된다. 조씨도 엘림복지재단 공동대표이사직만 유지한 채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대표사무국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김 총장과 조씨의 이 같은 결정은 교회는 물론 사회적 분위기가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7일 당회는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조 목사는 지난달 22일 새벽기도회에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며 교회 관련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 역시 당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기다 지난 1일 교회 최고 의결기관인 운영위원회에서도 “교회를 위해 평생 헌신한 조 목사님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들 모자(母子)가 더 이상 자리를 지킬 명분을 잃게 됐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교인들은 조심스럽게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당연한 결과라는 분위기다. 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제 남은 일은 당회장 이영훈 목사님을 중심으로 교회가 하나 되고 조 목사님의 53년 성령사역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