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원내대표 경선 3파전… 전당대회 전초전 주류·비주류 격돌

입력 2011-05-03 18:43


쇄신 요구가 빗발쳤던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가 마무리되면서 당내 모든 시선이 6일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쏠리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띤 이번 경선은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주류 측과 이에 맞선 비주류 측이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3파전으로 압축=경선은 안경률·이병석 의원 등 친이명박계 2명과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들은 3일 일제히 출마선언을 하고 계파화합, 당·정·청 소통구조 확립, 공천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황 의원은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계파 대리인이, 3년 동안 실패한 세력이,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영포라인’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우리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냐”며 ‘주류 교체론’을 강조했다. 황 의원은 이주영 의원과 단일화를 이뤄냈고, 이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 출마했다.

이재오계로 평가되는 안 의원과 러닝메이트인 진영 의원도 출마선언을 통해 “4·27 재보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혁명적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민생경제 살리기를 당의 핵심의제로 삼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고,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실천하는 가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병석 의원도 러닝메이트인 박진 의원과 함께 출마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의원은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시대정신에 맞게 근본적으로 쇄신하고 환골탈태하라는 것”이라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얼굴이 되고 목소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친서민을 전면에 내세웠다.

◇판세=당초 친이계 주류인 안 의원과 이 의원의 양강 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과 친박근혜계 의원 등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고, 안 의원은 탄탄한 조직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보선 패배와 중립성향 황 의원과 이주영 의원의 단일화를 계기로 판세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류 측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중립 및 친박계 성향 의원 중 상당수가 전략적인 투표행태를 보일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소장파 한 의원은 “수직적인 당·청 관계가 되풀이 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수도권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들에게 먹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단일화로 일부 친박계 표가 황 의원 쪽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친이계 표가 빠져나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 측은 러닝메이트인 진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 후보로 꼽히는 이사철 의원이 끌어올 수 있는 표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 의원 측도 “이상득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와의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친이계뿐 아니라 절반에 가까운 친박계 의원들도 지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경선에서 승리를 굳히려면 재석 의원(172명) 과반수 표를 얻어야 한다. 박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 등 해외 출장자를 포함해 당일 10여명 이상이 투표에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1차에서 80표 이상을 얻을 경우 당선이 확실시 된다. 하지만 주류 후보들의 단일화가 불투명한데다, 60명에 달하는 친박계 표심이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1·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