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꿈이 솟는다] ‘삼성 송도상륙’ 숨은 공신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입력 2011-05-03 18:39
“입주기업 원스톱 행정서비스… ‘제2 삼성’ 유치하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3일 “제2, 제3의 대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25일 합의각서를 체결한 이후 2개월만인 지난달 28일 투자협약에 서명하기까지 이 청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 인천경제청은 인·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1개월 만에 끝내는 등 신속하고 정확한 원스톱 서비스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이 청장은 앞으로 입주기업에 대한 신속한 행정처리시스템을 구축, ‘제2의 삼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 청장과의 일문일답.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유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공장신축 등 뛰어난 확장성을 갖춘 송도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바이오 의약품의 특성상 냉장·냉동 등 항공 물류가 필요하고, 해외 제약업체들의 입·출국과 외국인 임직원들의 주거가 편리해야 한다. 삼성은 또 장기적으로 바이오신약 산업에 진출해 삼성의료원의 치료 사업, 바이오제약 사업, 삼성전자의 정보통신(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 등 의료관련 사업의 융·복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충분한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 필요했고, 송도는 이같은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점을 주지시켰다.”
-삼성의 인천 진출 결정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말이 있다.
“삼성의 바이오 메디파크 입주는 송도뿐 아니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삼성의 투자결정으로 IFEZ 송도 지구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지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 현재 국내에는 신성장산업인 바이오분야와 관련, 연구개발·제조·대학 등이 집적화돼 있는 지역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IFEZ는 인천공항·인천항을 끼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첨단산업의 입지로 최적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현재 송도에는 유타·인하 DDS연구소, GE헬스케어 연구·개발(R&D)센터, 아이센스, 이길여 암·당뇨 연구원, 이원생명과학연구원 등 다양한 바이오 R&D센터가 입주해 있고 셀트리온,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등 글로벌 바이오 제약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바이오 신약 등의 임상 설립이 가능한 연세대 국제병원과 송도국제병원(가칭) 추진, 이공계(의·약대 포함) 중심의 글로벌캠퍼스 등 바이오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기반이 급속히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수도권내 공장증설이 어려운 현실에서 IFEZ는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투자(Joint Venture) 형식을 통해 국내의 다른 대기업들에게 우수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시는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의 허브 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의 IFEZ 입주가 가져올 기대효과는.
“한 마디로 ‘삼성이 IFEZ에 간판을 걸었다’는 것은 단순한 투자유치가 아니다.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기업 순위 55위의 기업이며, 브랜드 가치가 세계 유수의 혼다자동차(20위), 나이키사(25위)에 앞서는 세계 19위 기업이 IFEZ에 입주함으로써 IFEZ의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인천경제청은 2014년까지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고용창출을 통한 인천지역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의 고용규모는 일단 300명에서 출발하지만 플랜트 증설과 사업 본격화에 따라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IFEZ의 고용 창출이 인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 플랜트를 2012년말 완공해 2013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한 삼성의 IFEZ 입주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대기업 유치를 정면으로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감은.
“현재 IFEZ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 해당돼 대기업 공장의 제한적 이전만 가능하다. 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입지 규제와 공장총량제 등으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반대와 수도권 산업단지의 개발면적이 23%로 정부 기준(전국의 20% 미만 관리)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수도권 정비계획법 적용을 받지 않아 입지 규제와 공장총량제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산업단지 추가 지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합작투자회사 설립이라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IFEZ내 합작투자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인정돼 입지 규제와 공장총량제의 예외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합작투자 형식을 통해 청라·영종 지구에 대한 다른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유치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FEZ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시급히 해결돼야 할 현안이 있다면.
“IFEZ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수도권 정비계획법의 적용이 배제돼야 하고 조세 감면 등 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 이와 관련 IFEZ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 도입, 영종지구 무비자 적용, 외국병원 운영 절차법 제정, 외국영리법인 교육기관 설립 허용, 국내 기업 조세감면 시행 및 조세 감면 대상 업종의 확대 등 ‘IFEZ의 개발 및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꼭 풀어야 할 10대 규제’를 선정하고 정부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인천=글·사진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