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강원도민들이 기회 주셨다”

입력 2011-05-03 22:20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3일 강원도 춘천을 찾았다. 4·2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최문순 도지사의 선거사무실 해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손 대표는 인사말에서 “저 스스로 강원도민이라고 생각한다. (이광재 전) 지사를 잃어버려서 아버지 잃은 고아 같았는데, 이제 최 지사가 다시 (당선) 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도민들과 분당 시민들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다”며 “이제 최문순, 손학규, 민주당이 변해서 진보개혁진영이 하나가 돼 이 나라를 책임질 자세가 되어있는지 평가받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해단식에는 이낙연 사무총장과 최종원 강원도당위원장, 차영 대변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손 대표와 최 지사가 나란히 등장하자 당원들은 개선장군을 맞이하듯 함성을 질렀고, 두 사람은 “강원도 만세”를 외쳤다. 최 위원장은 “분당에서 천당으로 오신 손 대표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못생긴 토종감자, 최 지사에게 진심으로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시절부터 강원도와 인연이 많다. 2008년 총선 패배 후 2년간 칩거한 곳도 춘천이었다. 강원도민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서 ‘대선후보 손학규’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그러나 손 대표의 독주 흐름이 형성되면서, 당내 비주류 그룹의 견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이 1년 7개월 정도 남았는데 현재 지지율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며 “손학규 대세론은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손 대표 의중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변수라는 전망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무슨 허수아비냐. 손심(孫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 등이 속해 있는 당내 비주류 연합체 ‘쇄신연대’도 한때 해체설이 제기됐으나 이날 집행부 회의를 열어 모임을 유지키로 했다.

한편, 손학규계 의원들은 오는 14일 재보선 뒤풀이를 겸한 대규모 만찬 회동을 계획했으나 원내대표 경선과 연관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참석 대상을 경기도 의원들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