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협 사이버 테러] “北 해킹 기술, CIA 수준”… 김정은이 사이버전 총괄
입력 2011-05-03 22:37
북한의 사이버테러 능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정보당국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킹 기술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3일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라면서 “이번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을 보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1980년대 후반부터 배양되기 시작됐으며, 최근에는 후계자 김정은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컴퓨터센터(KCC), 지휘자동화대학(옛 미림대학), 모란대학 등 해커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들이 속속 생겨났다. 90년대 초부터 평양 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의 연구를 수행하던 인민무력부 정찰국 ‘121소(부)’를 98년부터 해킹과 사이버전 전담부대인 ‘기술정찰조’로 개편했다.
현재 대남 사이버전은 북한군 총참모부 정찰총국 산하 110호 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지난해 7월 디도스 사이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이 연구소는 기존의 사이버 전쟁 전담 부대인 기술정찰조와 조선컴퓨터센터 등을 확대 편성한 사령탑이다. 이곳에는 수준급 해커 600∼700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찰총국은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실세 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조직으로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도 알려져 있다. 2009년 2월 조선노동당 소속 작전부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등이 통폐합돼 국방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신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또 10대 중·후반의 영재들을 선발해 체계적인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매년 100여명의 수준급 해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 내부 인트라넷(내부 전산망)을 통해 충분한 연습을 거친 뒤 중국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고 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