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여동생 DNA 샘플과 대조… 美 “100% 맞다”

입력 2011-05-03 18:17


미국은 사살된 시신이 오사마 빈 라덴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DNA)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일 확률이 사실상 100%”라면서 시신이 빈 라덴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DNA 대조에는 2005년 보스턴에서 뇌종양으로 사망한 빈 라덴 여동생의 DNA샘플이 쓰였다고 미 a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젠가 빈 라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정보당국이 여동생의 뇌세포 조직에서 DNA를 확보해 뒀던 것이다. 51명에 달하는 빈 라덴의 형제 중 일부는 미국에 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보당국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신의 DNA를 빈 라덴의 여동생 등 친척 3∼4명의 DNA와 비교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출신인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빈 라덴 신원 확인을 위한 여러 방법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면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얼굴의 고유한 특징을 비교하는 ‘얼굴 인식’ 기법도 동원됐다. 시신의 키가 190㎝ 이상인 것도 신원 확인의 증거가 됐다. 미 당국자는 “급습 당시 빈 라덴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빈 라덴의 이름을 불러 신원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빈 라덴의 시신이 수장(水葬)된 위치는 아라비아해인 것으로 밝혀졌다. 외신들은 시신이 아라비아해 북부에서 활동 중인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로 옮겨져 선상에서 장례절차가 진행됐고 이후 수장됐다고 전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시신을 씻은 뒤 흰 천으로 싸고 추를 매단 시신수습용 백에 담았다”고 말했다. 장례절차는 이슬람교 의식에 따라 50분간 진행됐고 현지인이 아랍어로 통역했다. 그러나 NYT는 이 현지인이 이슬람 성직자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수장을 놓고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율법학자들은 시신 수장이 율법에 위배되며 무슬림들의 보복 공격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의 성직자 오마르 바크리 모하메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이번 장례를 통해 이슬람교도들에게 굴욕감을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