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공급 차질 불보듯… LH 비상

입력 2011-05-03 21:43

7개 건설사가 세종시 아파트 건설 사업을 최종 포기하면서 민간주택 공급 지연 등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 상반기 중 신규 사업자를 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침체된 건설 경기 등을 감안할 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3일 LH 및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세종시의 민간아파트 사업을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 첫마을에 아파트 용지를 보유한 10개사 가운데 전날 포기를 선언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롯데건설, 금호산업, 효성 등 6개사를 포함해 모두 7개 업체가 세종시 사업에서 손을 뗐다.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극동건설 등 3곳이다.

사업을 포기한 7개 업체를 대신해 다른 업체가 나설지 의문이다. 예상되는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토지가격 등을 고려할 때 분양가 마지노선은 3.3㎡당 최소 8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LH가 분양한 세종시 첫마을 공공아파트(퍼스트프라임)의 1차 분양가는 3.3㎡당 650만원대였다. 또 이달 중에 분양할 예정인 2차 단지는 7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민간업체들의 분양가 마지노선은 800만원인데, 공공아파트가 700만원대 전후로 분양되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뻔한 것 아니냐”면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사업할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다만 사업을 계속하는 업체들의 판단은 다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부산과 경남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향후 설계변경이나 주택형 전환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세종시 분양 시장에서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LH는 토지 재매각 추진과 더불어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에 대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여의치 않아 상당수 업체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업 참여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다들 사업성이 없다고 발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감히 뛰어들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최악의 경우 LH가 직접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부채 경감을 위한 자체 사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정부와 조율을 거쳐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