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가족 “피의 악순환 이젠 그만”

입력 2011-05-03 18:05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이 공식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는 빈 라덴 일가의 입장도 전해졌다.

빈 라덴의 어린 시절 친구인 칼레드 바타르피는 3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빈 라덴 가(家)의 대체적 의견은 ‘그의 죽음은 이제 닫힌 역사의 한 페이지이며, 이 일이 또 다른 폭력적 보복을 불러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바타르피는 먼저 빈 라덴 가족과 이야기한 뒤 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각국에서 빈 라덴 사망을 환영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데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일(현지시간) “빈 라덴 사망은 지구촌 차원에서 볼 때 ‘테러와의 전쟁’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공식 입장 발표에 신중하던 중국 정부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서 “국제 반(反)테러 투쟁의 중요 사건이자 적극적인 진전”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은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금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당시 23세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는 “빈 라덴이 죽었다고 해서 아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고통이 줄지도 않는다”며 슬퍼했다. 남편을 잃고 시신 수습조차 못했던 한 여성도 “빈 라덴이 죽었다고 해서 내 고통이 끝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