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빈 라덴 사살] 알카에다 치명적 타격 줄… 의미있는 물증 대량 확보
입력 2011-05-03 22:27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현장에서 알카에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다량의 단서와 물증을 확보했다. 이 단서들은 상당한 양이어서 CIA 전문 분석요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현재 정밀 분석 중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미 고위 정보당국자는 2일(현지시간) “작전팀이 사살 현장에서 적지 않은 단서와 증거들을 확보했다”면서 “우리가 가져와야 할 만한 증거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증거들 중에서 알카에다의 다른 핵심 인물들에게 우리를 ‘안내’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발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거 중에는 하드디스크와 전자기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사실상 이번 작전을 주도해 정보기관으로서 9·11 테러 예측에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10년 만에 명예회복을 했다.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이 최종적으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살 작전의 전권을 파네타 국장에게 부여했다고 전했다. 작전 수행은 25명 정도의 해군 네이비실 요원이 수행했지만 정보 수집부터 최종 계획까지 CIA가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다.
CIA는 이번 작전에서 빈 라덴과 함께 사살한 최측근 인물을 지난 4년간 추적했다.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스파이 위성과 무인항공기 등으로 빈 라덴의 거주 가옥을 정밀 감시, 최근엔 거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한다.
빈 라덴 사살 이후 CIA는 이집트 의사 출신으로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내부적으로 제거 대상 1호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 내 대테러전문가는 “빈 라덴의 죽음은 상징성만 있다. 이미 알 자와히리가 모든 테러를 기획하고 집행했던 실제 책임자”라고 말했다. 알카에다가 오래전부터 빈 라덴 사망 이후를 대비했다는 뜻이다. 알 자와히리는 수년 전 무인항공기 공습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