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라이언 킹’… 2011 시즌 3번째 MVP

입력 2011-05-03 17:59


이동국(32·전북·사진)은 1998년 19세로 프랑스 월드컵 무대를 밟은 후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기 전까지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시원한 슈팅을 날리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무릎 부상의 불운이 찾아왔다.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41분 상대 골키퍼와 맞서는 1대 1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복귀를 허무하게 마무리지었다. 이동국은 우루과이전 이후 “내가 생각했던 결과가 아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운동을 해왔나 싶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동국은 올 시즌 4분의 1이 흐른 현재 정규리그 공격포인트 1위(10점·6골 4도움)에 오르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6대 2로 대승을 거둔 정규리그 8라운드 인천전에서 2골을 뽑아내며 3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8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3라운드, 6라운드에 이어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득점은 상주 김정우(7골)에 이어 2위지만 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1위에 올라있다. 페이스도 좋다. 2009년 21골로 정규리그 득점왕에 오를 때 경기 당 0.72골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당 0.75골을 기록 중이다. 도움도 2경기에 한 개 꼴로 하고 있어 이런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득점왕과 도움왕을 함께 거머쥘 수도 있다. 득점왕에 오른 2009년 도움이 한 개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 시즌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찬스 메이커’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K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 경신 여부도 관심거리다. 8라운드에서 2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개인 통산 105골로 샤샤가 갖고 있던 104골 기록을 넘어 역대 4위에 올라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이동국의 앞에는 김현석(110골), 김도훈(114골), 우성용(116골) 세 명만 남아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