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시즌 처음 프로야구 사령탑 맡은 두 감독 ‘명암’

입력 2011-05-03 18:00


프로야구 시즌이 약 한 달 정도 진행되면서 올 시즌 처음 사령탑을 맡은 초보 감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승을 하기 위해 영입된 롯데 양승호 감독은 요즘 울상이다. 지난해 핵타선을 과시했던 방망이는 실종됐고, 마운드도 무너져내렸기 때문이다. 2일 현재 롯데의 팀 성적은 상위권 도약은커녕 8승2무14패(7위)로 한화와 탈꼴찌 싸움을 해야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 감독은 최근 롯데 팬들로부터 극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돌파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데 양 감독의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마운드가 엇박자를 내는 통에 상위권 도약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투수진 전체의 평균자책점은 4.79로 8개 구단 가운데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진 중에서도 이재곤이 최근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갔고, 구위가 좋지 않아 2군으로 떨어졌다가 돌아온 김수완도 불안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사도스키도 옆구리 통증에 시달리다가 최근에야 1군에 복귀해 아직 경기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불펜도 마찬가지다. 롯데 구원진은 평균자책점이 4.82로 리그 7위를 달리고 있으며 홀드와 세이브는 각각 3개와 2개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양 감독은 이달부터 투수 코치진의 보직을 변경하는 것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양 감독은 윤형배 1군 수석 투수코치를 재활군 코치로 내리고 주형광 1군 불펜 코치가 그 자리를 맡도록 했다. 또 가득염 재활군 코치는 주 코치의 보직이던 불펜 코치를 맡게 했다.

반면 똑같이 올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류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으로부터 물려받은 강력한 마운드를 무기로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고 있다. 삼성의 팀 방어율은 2.85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뿐 아니라 허리와 뒷문도 단단하다. 팀 홀드는 15개로 넥센과 함께 공동 1위다. 마무리 부문에선 ‘돌아온 돌직구’ 오승환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류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 팀을 단결시키고 있다. 실제로 류 감독은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를 계속 기용하며 ‘나믿가믿(나는 믿어. 가코 믿어)’이라는 유행어도 만들어 냈다. 이에 자극 받아서인지 가코는 최근 화끈한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류 감독은 다만 취임 일성이었던 ‘화끈한 공격야구’는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좋은 성적이 선 전 감독의 유산이라는 점에서 아직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